파이널 판타지 13은 2009년 일어판이 발매된 이후로 2010년 3월 영문판이 발매되는 것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예약해둔 영문판 출고 직전에 한글화 소식이 나와서 또 두달을 더 기다려야했던 게임입니다. 직접 플레이해보니 다행히 한글화 수준은 최근 플레이해본 모든 한글화 게임 중 가장 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고, 게임 자체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처음 구입할 때 부터, 비록 가진 PS3 게임은 20개가 넘어도 트로피 노가다 안좋아해서 플래티넘은 두개뿐인데 이거 하나만큼은 완전히 끝장을 보자고 작정하고 플레이했지요. 어쨌든 그렇게 발매일 당일부터 시간날때마다 쭉 플레이한 결과 결국 오늘 플래티넘 트로피 - 궁극에의 환상을 획득했습니다! 플래티넘은 트로피 이름부터가 무려 파이널 판타지로군요.
파이널 판타지 13은 처음 홍보할 때 부터 일단 주인공을 라이트닝으로 선정해 놓은 것 같긴 하지만, 직접 플레이하면서 어느 한 캐릭터에 비중을 두는게 아니라 모든 캐릭터 하나 하나에 비슷한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표지에 관련 상품까지 혼자 독식하는 이 라이트닝도 스토리 상으론 다른 캐릭터보다 특별히 크게 비중이 있는 역할은 아니라는 것.
이미지는 이미 발매 전부터 유저들이 이야기하던대로 여자 클라우드란 느낌.
성능은 물리 공격과 마법 공격, 지원 역할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어정쩡한) 캐릭터.
스노우는 파판13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입니다.
얘때문에 스토리가 많이 유치해졌다고 욕먹긴 하지만, 파판 시리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주인공인 파판10의 티더의 성장판을 보는 것 같아서 무지 정감있었어요.
물리 공격과 방어 계열에 특화되어있는 캐릭터. HP도 모든 캐릭터 중 가장 높습니다.
스노우와 함께 상당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던 삿즈. 기본적으론 궁상맞다가(...) 진지할 땐 상당히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
그리고 무엇보다 초코보가 귀여워서 좋았어요;
문제는 성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섯명 중 최약체.
파판 13의 초~중반부 스토리에서 플레이어에게 무지 스트레스를 주는 녀석인 호프입니다.
뻔한 성장 드라마로 이어지는 스토리지만, 그 비중은 거의 주인공급이란 느낌.
체력은 최약체지만 마법 공격 계열은 최강급입니다.
파판13에서 굳이 주인공을 골라야 한다면 호프와 함께 바닐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스토리나 성격도 마음에 들었고, 궁극 마법 데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네오츄를 쓰러뜨리고 그로우에그를 얻을 때 대활약하죠.
스토리상으론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진단 느낌을 받은 팡.
캐릭터의 성능은 물리 공격쪽으로 최상급이라 항상 주전멤버로 사용했지만 캐릭터 자체는 호감 비호감 없이 그냥 평범하단 느낌이었네요.
캐릭터의 성장 시스템인 크리스털리움은 캐릭터의 레벨업 시스템을 대체한 시스템입니다. 경험치의 개념과 비슷한 CP를 이
용해 자신이 원하는 쪽을 선택해서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파판10의 스피어반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공사(...)' 개념이 없고 완전히 성장을 이룬 시점에서도 캐릭터들이 어느정도 자신의 특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파판12의 라이센스보드 시스템과 더 비슷하단 느낌입니다.
크리스털리움 시스템 때문에 캐릭터의 최대 성장 가능 범위가 다른 시리즈보다 조금 낮은 편이란게 아쉽긴 하지만, 덕분에 ATB식 전투의 재미나 전략성은 훨씬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한 성장을 이룬 상태에선 일반 전투는 물론 숨겨진 보스전일지라도 대부분 동그라미 버튼 하나로 모든게 해결되던 전작들과는 달리, 아무 생각 없이 싸우기엔 미션의 보스급 몬스터들이 최대 성장 캐릭터를 압도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최후반부에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죠.
이번 작의 전투에서 이 '전략성'을 담당하는건 단순히 버프, 디버프 마법 정도가 아니라 사용 가능한 어빌리티와 파티 전체의 특정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는 옵티마 시스템과, 강한 적들에게 제대로 된 대미지를 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브레이크 시스템, 그리고 소환 시스템입니다.
전투 시 플레이어가 실제로 조작할 수 있는건 리더 캐릭터 한명뿐이고 다른 캐릭터는 AI에 따라 움직이며, 이 리더 캐릭터가 쓰러지면 게임 오버가 되기 때문에 옵티마 편성에 주의해야합니다.
또한 전작과 달라진 점이라면 Preemtive Strike는 남아있어서 성공하면 적들의 브레이크 게이지를 브레이크 직전으로 만든 뒤 시작하지만, 불리 인카운터인 Ambushed는 사라졌다는 점, 겐지의 장갑을 착용해 대미지 한계 돌파 시 최대 대미지가 드디어 99999를 넘어 999999가 되었다는 점 정도가 있겠군요.
스토리 상 소환수를 얻고 나면 전투의 평가에 따라 회복되는 TP 3개를 소비해 소환수를 부를 수 있습니다. 10과 12의 소환 시스템을 반반씩 합쳐놨다는 느낌이에요.
이번작의 소환수는 초반에 공개된 시바와 오딘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조금 기대했는데, 나머지가 썩 마음에 안드는게 역시나 개인적으론 아직도 10쪽이 훨씬 낫다는 느낌이네요.
전투가 끝나면 전투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고 CP와 아이템을 얻게 됩니다. 전작들과는 달리 전투 뒤 파티원이 자동으로 전회복되며, 게임오버를 당해도 그 전투에서 바로 재도전이 가능해져서 게임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11장 이후 그랑 펄스 필드의 명비로부터 받을 수 있는 미션. 12의 몹 토벌 미션과 거의 같은 개념입니다.
파판13 최대의 도전 요소는 이 명비 미션을 모조리 별 다섯개로 클리어하는것이겠지요.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몇몇 보스급 몬스터들은 캐릭터의 최대 성장 단계에서도 플레이어를 훨씬 압도할 정도의 능력치를 가진터라 전략을 잘~ 짜지 않으면 별 다섯개는 커녕 클리어하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플레이어는 스토리상 처음부터 끝까지 쫓기는 입장이기 때문에 마을에서 쉬고 쇼핑을 한다던가 하는 개념은 파판13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처음 플레이해보고 무지 당황스러웠지요.
대신 스토리의 보스급 몬스터를 해치워 상점 키아이템을 얻고 세이브 포인터의 메뉴를 통해 상점에 방문해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번작의 장비는 경험치가 있어서 소재를 구입하고 개조를 통해 강화할 수 있으며, 각 캐릭터의 최강 무기를 포함한 최상급의 장비들은 오직 개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돈을 모으는게 무지 어렵게 되어 있는데다가, 주요 소재의 가격은 정말 자비가 없기 때문에...
결국 후반부엔 궁극 무기 소재와 15만길짜리 판매용 아이템을 '낮은 확률로' 떨어뜨리는 이놈과 지겹도록 놀아줘야합니다.
게임은 총 1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미 잘 알려져있다시피 11장까지는 스토리를 따르는 일자진행이며 11장부터 미션을 진행하거나 텔레포 명비를 이용해 비공정처럼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서 조금은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친 1장에서 10장까지의 맵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한 클리어를 목표로한다면 아이템 획득이나 적 정보 획득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랑펄스의 평원은 평원 자체의 모습이나, 초코보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는거나, 미션 때문에 꽤 많은 시간을 여기서 살아야 한다는 점이 10의 안식의 평원(Calm Land)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이번 작에 추가된 요소 중 하나로 '자동 클립'이란 메뉴가 있는데,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벤트를 보거나, 새로운 적과 싸우거나, 튜토리얼을 보면 자동 클립 메뉴에 관련 항목이 등록되서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됩니다.
스샷으로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조금 덧붙이자면 다른 많은 유저들이 동감하듯이 BGM과 연출력은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며, 난이도의 경우 초~중반엔 무난한 편이지만 최종 던젼의 난이도는 제대로 전략을 짜지 않으면 역대 최악 수준으로 어려운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