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2011. 5. 18. 21:58


이스 VS 하늘의 궤적 얼터너티브 사가는 팔콤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팬서비스격 대전 액션 게임으로 2010년 7월 29일에 일반판과 드라마CD 동봉판 2가지로 발매되었습니다. 얼터너티브 사가는 2009년 발매된 이스 SEVEN에 이어 두번째로 발매되는 팔콤의 PSP 오리지널 타이틀이며, 비록 밴티지 마스터 시리즈 등에서 다른 시리즈 캐릭터들이 게스트로 참전하긴 했지만 첫 컨셉부터 크로스오버 작품으로 잡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팔콤 통신판매 최초로 드라마CD 동봉 예약판이 매진되는 등 여러가지로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끌어모았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게임 모드로는 정해진 캐릭터를 골라 스토리를 진행하는 스토리 모드와 자유롭게 캐릭터를 골라 열 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 아케이드 모드, 캐릭터와 팀을 원하는대로 편성해 대전이 가능한 프리 모드가 있습니다. 캐릭터로는 이스와 하늘의 궤적 양 측에서 각각 7명씩 14명이 있으며 거기에 제로의 궤적의 주인공인 로이드 버닝스가 참전하여 총 15명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모드는 아돌, 갓슈, 에스텔, 클로제, 티타 다섯 캐릭터 중 한 명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얼터너티브 사가의 배경은 제나두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제나두'로서, 피카드 혹은 샤이닝퐁의 모습을 한 '랏피'란 존재에 의해 소환된 이계, 즉 궤적과 이스의 용사들이 제나두에 부활한 마왕 갈시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싸워나가는 것이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제나두의 '이치'는 갈시스에 의해 흐트러져있으며 그 때문에 처음에는 플레이어 캐릭터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그 이치에 의해 플레이어와 적대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이런 캐릭터들과 싸워 원래대로 돌려놓으면서 동료들을 늘려나가게 되며 마지막에는 드래곤 슬레이어의 비밀을 알아내고 마왕 갈시스를 쓰러뜨리게 됩니다. 스토리 모드는 4월 발매된 페르가나의 맹세에 이어 팔콤 게임 사상 두번째로 풀보이스로 진행되지만, (그 때문인지) 캐릭터 하나 하나의 플레이 타임은 매우 짧은 편이며 전체적인 스토리 역시 '이스 VS 하늘의 궤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인것 치고는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프리모드에서는 1:1 대전 외에도 플레이어를 포함해 최대 4명까지의 캐릭터로 2:2, 1:3, 3:1, 1:1:1:1 등 자유롭게 팀을 나누고 대전할 수 있으며 물론 같은 캐릭터를 중복해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전투시엔 특정 캐릭터에 핸디캡을 적용해서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으며, 대전 맵과 배경 음악 역시 자유롭게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맵은 단순히 지형의 모양과 고도만 다른 것이 아니라 용암으로 둘러쌓인 세그람 불의 신전, 얼음 송곳이 돋아나있는 놀티아 빙벽, 지형 밖으로 떨어지면 대미지를 입게되는 환상의 대지 셀펜티나, 여러 통로가 얽혀있는 챠이스 공방 등 맵 별로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게임 시스템은 이스 SEVEN의 시스템을 계승하고 다듬어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격, 차지 공격, 회피, SP 게이지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엑스트라 게이지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엑스트라 스킬, 대쉬와 가드 등으로 소비되며 바닥나면 스턴 상태에 빠지는 스테미나 게이지 등 많은 부분은 이스 SEVEN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스 SEVEN에서는 사용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던 가드 역시 버튼 하나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활용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거기에 이스 SEVEN에서 사라졌던 점프, 점프 후 회피 버튼으로 사용 가능한 에어 대쉬, 체력을 소비하여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버스트, 서포트 캐릭터 등 많은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이 중 플레이에 있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경점은 역시 점프의 부활입니다. 이스 SEVEN도 회피만으로 상당히 스피디한 전투가 가능했지만, 이 시스템에 점프가 추가됨으로써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해졌습니다. 단순히 적의 공격을 피하고 지형을 넘어다니는것 외에도 특수 공격으로 적을 띄우고 점프로 추격해 점프 공격이나 스킬로 추격타를 넣는 등 얼터너티브 사가는 이스 SEVEN에 비해 콤보가 훨씬 다양하고 화려해졌습니다. CPU의 AI도 상당해서 난이도를 높이면 이런 각종 콤보와 연계기를 정말 적절하게 사용하며 쉴세없이 몰아치기 때문에 단순히 '할만하다'로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꽤나 긴장감있는 전투를 즐길 수가 있습니다.


서포트 캐릭터는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의 소환수와 비슷한 개념으로 전투 중 원하는 때에 한 번 호출할 수 있으며 서포트 캐릭터에 따라 체력 회복, 완전 가드, 항상 크리티컬, 엑스트라 게이지 MAX 등 여러가지 특수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서포트 캐릭터로는 두 여신과 리리아, 카시우스 등의 이스와 하늘의 궤적 측의 캐릭터 말고도 가가브 시리즈 하얀마녀의 쥬리오와 크리스, 쯔바이!!의 포크루와 피피로, 구루민의 파린과 도깨비들, 브랜디쉬 시리즈의 도라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서포트 캐릭터에는 하늘의 궤적 the 3rd에서 주인공을 차지했던 케빈이나 이스 오리진의 유니카와 유고 등도 있으며 플레이 가능 캐릭터가 15명으로 많다고는 할 수 없는 만큼, 충분히 개성있으면서도 플레이 캐릭터로 뽑히지 못한 서브 캐릭터들을 보면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스토리 모드, 아케이드 모드, 프리 모드의 전투를 통해 캐릭터들을 성장시키고 TP와 BP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TP를 이용해 무기와, 액세서리, 스킬 등은 모나가 운영하는 샵 메뉴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커스터마이즈 메뉴에서 캐릭터의 액서서리와 스킬을 원하는 대로 설정해줄 수 있습니다. 액세서리는 성능에 따라 차지하는 슬롯 포인트가 다르며 캐릭터마다 최대한으로 장비할 수 있는 슬롯 포인트가 다릅니다. 모나의 가게에서는 무기나 스킬을 강화하고 액세서리를 구입하는것 외에도 벽지나 커스텀 테마, BGM, 무비등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팔콤 팬에게 있어 얼터너티브 사가의 또 다른 의의는 바로 매터리얼 컬렉션 모드 입니다. 여러가지 벽지와 일러스트, 커스텀 테마를 감상하거나 PSP에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발매된 팔콤 PSP 작품의 오프닝 무비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역시 팔콤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음악 감상 모드입니다. 이스와 하늘의 궤적을 포함해 여러 다른 시리즈의 OST를 상당히 괜찮은 수준으로 어레인지한 얼터너티브 사가 자체의 BGM을 감상할 수 있는건 물론, 여러 시리즈의 지금까지 발매된 OST나 스페셜 앨범들에서 여러 곡을 선곡해 수록하고 있어서 팔콤사의 음악을 좋아한다면 이 음악 감상 모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튜토리얼 메뉴에서 게임 시스템의 설명을 본다던가, 등장하는 플레이어 캐릭터, 서포트 캐릭터, 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읽어볼 수 있으며, 레코드 메뉴에서는 전투 횟수나 승리횟수, 최대 대미지, 플레이스테이션3의 트로피 시스템에 해당하는 실적 보너스 등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갱신한 이런 저런 기록을 확인해 볼 수가 있습니다.


이스 VS 하늘의 궤적 얼터너티브 사가는 팔콤이 시도하는 첫 크로스 오버 작품인만큼 대상 작품과 캐릭터의 선정 범위, 특히 스토리적인 면에서 크로스오버물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은 조금 아쉬우며, 분명히 영향을 주었을거라고 예상되는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에게는 (물론 비교할 가치도 없는 그래픽을 제외하고도) 전체적인 면에서 확실히 부족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게임성 면에서는 그 자체로도 괜찮았던 이스 SEVEN의 시스템을 사실상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괜찮기 때문에 앞으로의 이스 시리즈를 더욱 기대할 수 있게 만들 정도이며, 여러가지 옵션 설정이 자유로운 프리모드와 실적 시스템, 직접 플레이해보진 못했기 때문에 위의 설명에선 제외한 네트워크 모드 등 오랫동안 즐겨볼 수 있을 만한 게임 모드에도 신경을 썼고, 매터리얼 컬렉션과 같은 팬서비스적 요소에도 충실한 게임입니다. 얼터너티브 사가는 이스와 하늘의 궤적을 플레이해본 게이머가 아니라면 흥미만 보이고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게임이긴 하지만, 팔콤사의 팬이거나 적어도 두 시리즈 중 하나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분명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고, 이런 식의 또다른, 그리고 더 폭넓은 팔콤의 크로스오버물을 기대하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이스 VS 하늘의 궤적 얼터너티브 사가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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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 팔콤 - 이스 7 (Ys SEVEN)  (0) 2011.05.15
Posted by 페가수스02
PSP2011. 5. 15. 23:20


 2009년 9월 17일, 이스 SEVEN이 일본에 발매되었습니다. 1, 2의 리뉴얼 시리즈(이터널, 완전판) 후 정말 길었던 공백을 깨고 2003년 발매된 이스6 - 나피쉬팀의 방주 이후로도 2005년에 '이스 3 이스로부터의 방랑자'를 리메이크한 '페르가나의 맹세', 2006년에 고대의 이스를 다룬 '이스 오리진'이 발매되었지만, SEVEN(7)의 경우 중간의 공백도 컸고, 6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정식 넘버링 작품이었던 만큼 훨씬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이스 SEVEN은 팔콤이 지금까지 고수해 온 '신작은 PC 우선'의 전례를 깨고 PSP용으로 먼저 개발하여 발매하는 첫 작품이란 점도 팬들 사이에선 상당한 이슈거리였습니다.


이스 SEVEN은 이스6에서 아돌이 나피쉬팀을 깨부수고 도기와 함께 카난 섬을 떠난 이후의 이야기로, 이들이 '로문'과의 전투, 거대 마수의 흉폭화, 사회 문제 등으로 어수선한 '알타고 공국'에 도착해서 겪게 되는 모험을 다룹니다. 이스 SEVEN이 다루는 '알타고의 오대룡'은 1, 2편의 '고대 왕국 이스', 4편의 '셀세타의 수해'와 함께 설정 상 아돌의 3대 모험의 종지부를 찍는 작품인 만큼,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의 이스 시리즈답지 않게 스토리가 꽤나 긴 편이며, 이벤트씬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이런저런 도전 요소를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해도 플레이 타임이 20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게임 자체가 길어졌는데, 스토리의 완성도 역시 (전작들과 비교해선)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발매 전 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것은 2009년 2월 발매된 '브랜디쉬 - 더 다크 레버넌트'와 마찬가지로 그래픽 부분이었습니다. 브랜디쉬DR도 개발 중 스크린샷을 공개하면서 지저분한 3D 그래픽을 지적받았지만 PSP 상에서의 표현은 깔끔하진 못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여주었는데, 이스 SEVEN의 그래픽은 냉정히 말해서 '수준 이하'의 실망스런 모습입니다. 전작들 역시 그래픽은 3D였지만, 조금은 단순해도 굉장히 깔끔하고, 색 표현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애니메이션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줬는데, 이스 SEVEN은 전작과는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그래픽의 표현은 애니메이션스런 분위기를 지향한 전작들, 그리고 영웅전설6 시리즈와는 달리, PC '제나두 넥스트', PSP '브랜디쉬 DR' 쪽에 가까우며, 캐릭터의 인체 비율 역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표현은 인체비율만 늘렸을 뿐, 세부적인 완성도는 전작들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고, 캐릭터를 포함한 전체적인 그래픽이 흐릿한데다, 한 눈에 계단현상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투박합니다. 단, 아예 대충만든건 절대로 아니고, 몇몇 마을과 필드에선 나름대로 '멋지다'고 느껴질 정도의 괜찮은 연출을 보여주긴 합니다만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적응하기 전까지는 눈이 굉장히 피곤해질 정도입니다.


게임 내적인 부분으로 들어가서, 한 눈에 들어오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파티 시스템'입니다. '아돌 한 사람'의 모험을 다룬 이스 시리즈인만큼, 전작들(이스 오리진은 제외, 하지만 1인 조작 플레이란 점은 같습니다)은 아돌만을 조작해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스 SEVEN의 경우 영웅전설 시리즈 처럼 동료가 생겼는데, 아돌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서 플레이할 수 있으며, 한번에 세명까지 동시에 전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가 싸우는 동안 나머지 캐릭터들은 AI가 조작하게 되며, 이들 역시 스스로 공격과 회피, 채집 등을 상황에 맞게 잘 행동하며 스킬의 경우 플레이어가 스킬을 사용하면 비슷한 SP를 소비하는 스킬을 다른캐릭터도 따라서 씁니다. 또, 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에겐 피격 판정이 굉장히 관대해서 보스전 때도 거의 대미지를 입지 않으며, 대미지를 입어도 AI 조작 캐릭터는 전투 불능 상태가 되지 않고 최소 HP 1을 남겨두기 때문에 여러가지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파티 시스템에 맞물려 공격에 상성이 생겼습니다. 공격 속성은 '베기', '부수기', '찌르기' 세가지로 캐릭터별로 정해져 있으며, 아돌의 경우는 무기에 따라 세가지 속성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속성에 비슷한 대미지를 입는 적도 있지만, 속성에 따라 대미지가 많고 적게 들어가거나 아예 안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금까지처럼 파티 구성에 공격 속성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보스에겐 불리 속성이 없이 대미지가 들어가지만 약점 속성은 있어서 이를 이용하면 보스전을 좀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SEVEN에서 추가된 스킬 시스템은 전작의 '마법'을 발전시킨 개념인데, 캐릭터의 무기마다 고유의 스킬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서 그 무기를 장비하면 그 무기에 달린 스킬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스킬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그 스킬을 배워서 그 무기 없이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스킬 레벨'도 있어서 계속해서 사용하다보면 그 스킬이 강화됩니다.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종류는 네 개이며, 스킬 사용엔 SP라는게 필요한데, 통상 공격, 차지 공격을 쓰다보면 금방모여서 중반 이후로는 일반 공격만큼이나 스킬 공격을 남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스를 포한한 모든 적들에게 '스턴 게이지'가 생겼는데 스킬 공격으로 크게 채울 수 있으며 스턴 상태의 적을 공격하면 SP 게이지가 빠르게 차오릅니다. 그 외에, 적들을 공격할 때 차오르는 EX 게이지가 꽉 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엑스트라 스킬이 있습니다.


그 외에 큰 변화 중 하나는 점프가 사라지고 대신 회피와 가드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점프가 사라져버린 이상 아무래도 '진보'라긴 보기 힘들겠지만, 시스템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특히 회피는 사실상 전작들의 점프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일반 전투 때 치고 빠지면서도 많이 사용하지만 보스전 땐 정말로 승패를 가를 정도로 적절한 회피의 사용이 중요합니다. 반면 '가드'의 경우, 조작도 불편하고 노멀 난이도까진 딱히 사용하지 않아도 클리어에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이지만 난이도가 올라가면 회피만큼이나 핵심적인 시스템이 됩니다.


SEVEN에서 본격적으로 '합성'이란 개념이 생기면서 '합성 소재'란 개념도 추가되었습니다. 이런 합성 소재는 적들을 쓰러뜨리거나 필드의 꽃, 샘, 광석에서 아이템을 '채집'해서 얻을 수 있으며, 어떤 몬스터에게서 어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지는 메뉴 아이템(노트)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합성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무기에서부터 소모품까지 다양하며, 합성으로 얻는 장비는 재료만 있다면 가격도 저렴하고 같은 시점의 무기점 장비보다 성능이 좋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캐릭터 별 최강 장비의 경우, 합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후반의 합성엔 꽤나 다양하고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합성 재료의 수집에도 꽤나 신경써야합니다.


스토리와 관련없는 도전 요소는 전작에도 있었지만, SEVEN에선 이들이 아예 '퀘스트'란 시스템으로 정착되었습니다. 퀘스트의 갯수는 총 20개로 여러 마을의 NPC로부터 받을 수 있으며 아이템을 가져다주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보스급 몬스터의 퇴치나 특정 아이템을 합성해야 하는 퀘스트도 있습니다. 물론 본 스토리 진행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보상금과 아이템을 얻거나, 캐릭터의 엑스트라 스킬을 강화해주므로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고 싶다면 퀘스트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SEVEN의 퀘스트는 숫자도 적고, 내용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아서 아무래도 어설프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던젼과 보스전의 완성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비록 점프가 사라졌기 때문에 전작처럼 '머리 쓰는 점프'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지형은 사라졌지만, 던젼 자체가 단순해진 것은 아니며 회피와 각종 이벤트 아이템을 통해서 게임을 진행하도록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스전은 이스 시리즈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없을 정도로 정말 잘만들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보스전이 진행되며 무엇보다도 전투를 새로 생긴 회피 시스템과 연계를 잘 해서 '보스 러쉬 모드'가 없다는게 아쉬워질 정도로 보스전이 재미있어졌습니다. 박력 역시 PSP의 작은 화면이 아쉬울 정도로 상당한 수준. 난이도는 이스 6 보단 어렵고 페르가나보단 쉬우며, 오리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도중에 막힌다고 해도 서너번의 재도전이라면 충분히 패턴을 읽고 클리어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또한 이스6 때처럼 전투 중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이 점도 난이도를 낮추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게임 진행과는 관련이 없지만, 팬으로서 약간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는 NPC의 개성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팔콤의 게임이 파이널 판타지같은 다른 메이저 게임보다 '유일하게 훌륭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NPC 하나하나에도 이름과 작은 스토리를 부여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스6은 모든 NPC에게 일러스트를 집어넣었고, 영웅전설 시리즈의 경우 서브 퀘스트에서 NPC의 이야기가 꽤나 깊이있게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쯔바이!!, 쯔바이2의 경우 아예 '인물 사전'이란 요소를 넣어 NPC의 데이터를 수집 요소 중 하나로 넣었는데, 이스 SEVEN의 경우, 몇몇 주요인물을 제외하면 '~~~한 ~~~'란 식의 재미없는 '명칭'에, NPC에게 주어진 스토리 굳이 귀찮게 말을 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역시 아예 없거나 굉장히 단순합니다. 정말 사소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그래픽과 함께 전작에서 '퇴보'한 요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조금 아쉽게 느낍니다.


그래픽적인 부분에선 열성 팔콤팬조차 옹호해주기 어렵지만, 다른 부분에선 여러모로 이스 SEVEN은 PSP가 없는 팔콤 팬들이 안타까워질 정도로 굉장히 멋진 게임입니다. 팔콤 게임 발매시 항상 관심을 모으는 BGM 역시 상당한 수준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팔콤의 이스6 이후의 리메이크, 리뉴얼이 아닌 '신작'들과 비교했을 때 영웅전설 - 하늘의 궤적시리즈와 함께 가장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인 테마부터 필드, 보스전, 이벤트 등 모든 BGM이 굉장한 수준입니다.현재까지 판매량은 5~6만장 정도로 팔콤 게임답게 소박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RPG를 좋아하는 PSP 유저라면 꼭 한번 플레이해보시라고 망설이지 않고 추천해드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팔콤의 멀티 플랫폼 전개 전략에 따라, 2010년에는 아마 PC로도 이스 SEVEN을 플레이해볼 수 있을거라 기대되는데, 그래픽쪽을 조금 손봐서 이식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하나를 더 구입할 의향이 있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게임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PSP, PC, 둘 중 어느 쪽이든 한번 정도는 플레이해보셔도 좋을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이스 SEVEN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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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페가수스02